생활의 지혜

鳥子와 八子

블루후아 2005. 8. 2. 14:19
鳥子와 八子


동무들

高校 1학년 때에 우리에게 漢文을 가르치셨던 金吉 선생님을 모두들 기억하시겠지요. 특히 잊혀지지 않는 것은 선생님께서 요사이 도(나무木변에 목숨壽)兀 김용옥 박사가 TV 앞에서 거침없이 구사하고 있는 거시기 .... 즉, 남녀의 性器에 대한 呼稱의 유래를 들려 주셨던 것을 모두들 잊지 않 았을 것입니다.

다들 생생하게 기억하시는 바와 같이 선생님께서는 장난꾸러기 白沙 李恒福 대감이 어린 시절에 栗谷 李珥 선생님의 옆집에 살았는데, 하루는 白沙가 栗谷에게 "왜 하필 남자의 것 은 '거시기'이고 여자의 것은 '머시기'라 합니까?" 하고 묻자, 율곡께서 "남자의 것은 앉으면 감춰지는 것이라서 '좌장지'라 하고, 여자의 것은 서면 감춰지는 것이라 하여 '보장지'라 하 였는데, 가운데 글자 감출'藏'이 없어지고 '坐'가 '자'로 變音하여 생긴 것이니라." 하셨겠다.
'좌'가 '자'로 變音된 것은 그럴 수 있겠지만 왜 '장'자가 없어졌을까라는 의구심이 없지는 않았지만, 小生은 지금까지 그 가르침을 철석같이 믿고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그 내용 을 그대로 소개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한 冊子 1) 를 보니, 金吉 선생님께서 가르 쳐주신 내용은 아마 大東野乘 2) 에나 있음직한 우스개에 지나지 않음을 알았어요. 어떤 머리 좋은 익살꾼이 鰲城대감과 栗谷선생의 이름을 빌려 그럴듯하게 지어낸 이야기가 민간에 바람처럼 퍼져 野談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여기에 정확한 語源을 밝히노니 주변의 衆生들과 함께 한번 웃어들 보시기 바랍니다.

그 책자의 내용을 아래에 引用하면:
"원래 근세 중국어로 남녀의 性器를 가리키는 말에 '기파' 3) (기바 ←중국어 발음)'와 '비저' 4) (비쥬 ←중국어 발음)라는 것이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런 말을 직접 입에 담는 것이 점잖 치 않다는 느낌 때문이었는지 완곡한 표현의 말이 개발되었다. 陽物에 대하여는 '鳥子(냐오즈)'라 하였고 陰門에 대하여는 '八子(바즈)'라 하였다. 그 모양 을 재미있게 묘사한 말이다. '냐오즈'는 鳥의 다른 발음 '댜오'에 이끌리어 '댜오즈'라는 말 로도 사용되었다.
그런데 우리 祖上들이 이 '댜오즈'와 '바즈'를 한국식으로 변음시켜 '자지와 보지'로 말하 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오늘날 이런 낱말을 입에 올려야 할 경우에 영어단어(penis & vulva)를 借用하는 사람을 만나는 수가 있다.
300년 전에도 우리 조상들은 이 외국어 낱말로 쑥스러움을 피하려고 한 것은 아닐까? 어쨌 거나 '鳥子' 와 '八子'에 기원을 둔 그 말은 분명 固有한 우리말이 아니었다. 그것은 말하자 면 '짱꼴라'의 말이었다."

참고로 우리 固有語로 알기 쉬운 漢字語를 10개만 아래에 列擧하겠습니다.

(1) 배추(白菜): 배추는 한자어 '白菜'에서 변음되어 "배채→바차→배추"로 쓰이는 것이다.
(2) 상추(生菜): 생으로 먹는 채소라는 뜻에서 온 말이다.
(3) 서랍(舌盒): 한자어 舌盒에서 온 말이다.
(4) 시금치(赤根菜): 한자어 赤根菜의 근세 中國音이 변음된 말이다.
(5) 성냥(石硫黃): 석류황→석뉴황→성뉴황→성냥으로 변음되고 축약된 말이다.
(6) 낙지(絡蹄): 8개의 발이 얽혀있다는 뜻의 '얽을 絡'과 '발 蹄'자의 낙제에서 낙지로 변음.
(7) 총각(總角): 결혼 이전의 머리를 묶는 형태를 표현한 것인데 미혼 성년남자를 뜻함. 詩經에서부터 쓰인 오래된 말이다.
(8) 사랑(思量): 상대에 대하여 생각하고 헤아린다는 뜻의 思量이 변음되어 사랑으로 쓰이 는 것이다.
(9) 칫솔(齒刷): '이 齒'와 '솔 刷'가 합쳐진 한자어이다. 刷를 지금은 쇄로 읽지만 古音은 '솰'로서 '솔'로 변음되어 고유어처럼 쓰인 것이다.
(10) 썰매(雪馬): 雪馬의 변음어가 썰매이다.
기타 몇마디 더 첨언하면 '짱꼴라'라는 말은 中國人에 대한 중국발음 '쭝꿔런'의 변음어이 고, 沙果(사과)는 1655년 효종 때에 중국에서 전래되어 온 것으로 중국어에서 나온 어휘랍니 다, 현재 중국은 사과를 果(빈과)라 하고 중국어 발음은 果(핀궈)라 합니다.

그리고 만다린(Mandarin)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이는 '滿大人'이라는 단어에 서 유래한 것으로 淸나라(만주족)의 벼슬아치들, 즉 지식층이 쓰던 말을 의미하며 오늘의 중 국어 표준어가 된 것입니다.
순수 우리말이라고 생각되는 어휘들이 이처럼 漢字語에서 유래한 점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디 아이들에게 한자공부를 열심히 하도록 권해주시기 바랍니다.


註: 1) 沈在箕, "짱꼴라의 鳥子·八子," [한글+漢字 문화], 全國漢字敎育推進總聯合會, 2000, 4월호, pp.68∼71.

2) 編者·刊年 미상. 조선 개국 초부터 인조 때까지 약 250년 동안에 나온 역사관계의 漫錄·野史· 일기·전기·수필·說話 등의 저술과, 역대 왕조의 逸事 및 명인들의 逸話·笑談 등이 광범하게 수집 되어 있다. 성현(成俔)의 용재총화(黛齋叢話), 서거정(徐居正)의 필원잡기(筆苑雜記), 차천로(車天輅)의 오산설림초고(五山說林草藁), 김안로(金安老)의 용천담적기(龍泉談寂記), 이이(李珥)의 석담일기(石潭日記), 김시양(金時讓)의 부계기문(헴溪記聞), 작자 미상의 광해조일기(光海朝日記), 남효온(南孝溫)의 추 강냉화(秋江冷話), 사우명행록(師友名行錄) 등이 채록되어 있다. 당파를 초월하여 다양하게 채집됨으로 써 여러 士禍와 당파의 분열 및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史料이다. 또, 당시의 風俗과 世情을 널리 살필 수 있다. 최근 정부지원 고전국역사업의 하나로 번역되어 출간된 바 있다.

3) 유감스럽게도 小生이 이용하는 '아래아 한글' 한자사전에는 이 '기바'라는 漢字가 없어 풀어씀을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기바'는 터럭'髮' 아래의 친구'友' 대신에 몸'己'를 써서 '거시기기', 그리고 '바' 는 역시 '髮'에서 '友' 대신 '巴(파)'를 써서 '거시기바'라 한답니다.

4) 궁둥이시(尸) 아래에 '穴(혈)'이면 '머시기비( )', 그리고 '尸' 아래에 '徐(서)' 자는 '머시기저', 또한 '尸' 아래에 '酋(추)'를 두어 '머시기추'라 하기도 합니다. 한편 '尸' 아래에 '弔'를 두어 '거시기초'라 하 고, '尸' 아래에 '求'를 두어 '머시기구'라 하며, '尸' 아래에 '寮(료)'를 두어 '머시기료'라 하여 거시기와 머시기에 대한 단어가 여럿입니다. 옥편을 한번씩 찾아보시길.....
2001년 3월 4일
靑岡 林錫珉 書